일반적으로 놀란 영화가 어렵다는 말들은 그다지 들을 필요가 없다. 그는 액자식 구성의 신이며, 그걸 통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극 중 개인이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갖게 되는 고뇌를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즉, 전혀 어렵지 않다. (반면 그 과정에서 인간 감정은 고뇌 말고는 남아나질 않는 수준이며, 스토리를 위해 인물 개인들은 빠르게 소모된다는 느낌이 들어서 꽤 많은 영화 애호가들이 싫어하는 듯하지만) 그런데, 이 영화에 대해서 '어렵다'는 말은, 좀 다른 의미로 적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모두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바로 그 지점이, 실제론 그저 난해해서가 아니라 전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엔트로피를 역행하는 기본적인 설정 자체에 대해서는 난해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영화 속 대사처럼 '그냥 느끼면' 된다. 정방향과 역방향의 장면이 얽히며 실제로 어떤 현상이 일어났는지 이해하는 것까지는 두 번 정도 보면서 곱씹어보면 파악할 수 있다. (유튜브에 아주 좋은 분석 영상들이 있다) 정작 문제는, 매 장면에서 개인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점. 매 순간 각 인물이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라 말할 수 있는 사전 정보와 각자의 인식 범위를 종합해서 내린 판단이 왜 영화 속 일련의 행동이 되는 것인지 뾰족하게 설명되지 않는다. 아니, 설명하려 하지도 않는다. 이것마저 '그냥 느끼라'는 식. (가령 차량 추격 시퀀스에서 플루토늄 박스를 던지는 트릭과 이후 사토르가 캣을 이용해 협박하는 장면에서 각자의 반응이 그러하다) 모든 액션의 기발함 그리고 최후반부 장면들에서 주고자 한 감동의 원천이 확보되려면 결국 그것까지 설명되어야 했다. "일어난 일은 일어난 것이다"라며 이미 사건의 발생과 그 해결을 알고 있음에도 그걸 위해 각자가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양립하는 게, 그걸 영화적으로 풀어내어 느낄 수 있게 하는 게 바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데, 결국 실패했다. 닐이 죽으러 간다는 것 말고는 인버전 중의 인물의 의도를 '느낄 수 있게' 표현해 준 순간이 단 한 번도 없다. 한술 더 떠서, 놀란 영화에서 으레 그러하듯 함축적인 대사 몇 줄로 상황을 정리해주려 하는데, 여기선 프리야가 작전을 설명하며 하는 말이 거의 "대충 세상이 망할 위기이다" 수준이라, 이런 점에서까지 '우리 이런 설정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요? 저의 기발한 인버전 파티나 느끼시죠?'라 말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