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악담만 가득해서 일단 개인 메모로 대피) - "아시발꿈"을 그냥 그것만으로 '와하하 골때리는군' 하며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듯, 그냥 어이없는 요소들을 늘어놓은 것만으로 박수를 쳐줄 순 없다. 그런 요소들이 어떠한 효과-극도의 재미 혹은 몰입감, 불쾌한 공포, 아이러니로부터 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다주는가? 아니면 그저 맥거핀 덩어리일 뿐인가? - 외계인들이 어쩌고저쩌고, 현실을 닮은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아닌 점들이 어떻고 하는데 그런 점들에 대해 호기심을 딱히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사람들이 이입 불가능한 행동을 하며 외계인들이 도리어 고상하고 원대한 뜻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느니, 사실은 외계인 사냥과 거래가 성행할지도 모른다느니, 외계인 함선이 어쩌고저쩌고, 죽지 않는 조인성이 어쩌고저쩌고, **전혀 궁금하지 않다. 궁금하게 만들지 않는다.** - 그 모든 걸 그저 맥거핀 덩어리로 놔둔 게 철저히 의도된 바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물음과 대화가 지겹다. 감상은 개인의 자유라지만, 영화 전체와 감독 본인의 인터뷰가 일관되게 그딴 건 신경쓰지 않겠다는데 자꾸만 이런 맥거핀 하나하나에 열광해주는 반응들이 불만스럽다. - 말이 안 되는 순간에 '쟤는 왜 이렇게 총을 잘 쏴, 쟤는 왜 이렇게 말을 잘 타' 하며 관객의 의문을 그대로 말해 준다. 일반적으로 이건 영화에 대해 드는 의문을 허용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처리이지만, 그에 대한 답을 전혀 하지 않거나, 그 답을 일부러 하지 않음으로서 자아내는 효과조차 따로 없다면, 그건 그냥 "이거 다 의도한 거임ㅇㅇ" 하며 꺼드럭대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그렇다. 시종일관 꺼드럭대는 영화라고 느꼈다. 메타적으로 일부러 여러 장르와 '잘 만든 영화'란 무엇인지에 대한 시각을 비틀어놓으려는 의지는 느껴진다. 하지만 그 결과물이 전혀 충격적이거나 재미있지 않다. --- 🤔 뭔가를 뾰족하게 이야기하려 하지 않지만 그저 매 장면의 체급이 높다는 평을 받는 영화들, 가령 타란티노의 영화로부터 별로 느끼는 바가 없었기에, 이런 쪽 감상을 좀 더 배워야 하는 것일 수 있다. 오히려 순수하게 정신없이 피 터지고 달리고 처박는 류에서는 재미를 느끼는데 이쪽은 아직....... 한편, 만약 그런 영화 중 하나라고 한다면- 이런 거대한 소재와 굉장한 촬영, 비싸디 비싼 출연진을 들여서 꺼드럭대는 건 여전히 유효한 감점 포인트 아닐까? --- - 마을에서의 액션과 박진감만큼은 엄청나다. 한국의 과거 어촌을 배경으로 해서 주는 오묘함도 훌륭하고. 그런데 그 장점들마저 나중에는 뻔해져버린다는 게 문제. --- #### etc - 유머가 전혀 재밌지 않다. 마을 시퀀스가 끝난 이후부터는 말 그대로 모든 장면의 첫 5초 정도, 첫 대사 한 줄만 들어도 이후의 모든 장면과 모든 대사가 예상 가능하며, 그 예상 가능한 이야기를 다만 정성스러운 헛소리와 의도적인 이상한 말투로 꽉꽉 채워 찬찬히 전달할 뿐이다. - 그 와중에 각 인물 모두 그 작위적인 말투로 꼭 한 마디씩 해야만 한다. 우리 전 세대 아줌마들의 커피숍 대화 같은 영화다. - '씨발'이 많이 나오는 점은 지적할 필요가 없다. 도리어 지나치게 문어체에다 곱상한 말투, 상황에 걸맞지 않은 반응만 보이는 가운데 '씨발'만이 상황에 걸맞는 감정표현에 해당한다. --- > [!cite]- 여기저기서 본 평들 > '한국에서 이런 장르, 이런 설정을 다뤄 주다니. 감동했다.' > - 그럼 반대로 할리우드에서 이걸 만들었다면 그 지점 외에 대체 어떤 호평을 했을 것인가? 분명 D-War 보다는 나은 영화이지만, 이걸 평하는 그들의 자세는 그때와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나? 칸 영화제의 간판을 달지 않았다고 해도 같은 평을 했을 것인가? > > '어떠한 말이 안 되는 요소에 대해서도 설명하려 하지 않고 그저 달려가는 게 **해방감**으로 느껴졌다' > - 이 감상은 퍽 이해가 되었다. 요즘 영화들이 자꾸 뭔가를 이야기하려 하고 가르치려 드는 것으로 느껴졌는데, 그게 없어서 좋았다고. > 하지만 난 그런 이야기꾼들을 존경한다.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작품으로서 띄워 두면, 그걸 다만 나름대로 곱씹어보는 게 즐겁다. > 그들은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명량]]의 "모르면 호로 자식이제~!" 같은 게 '가르치려 드는' 것에 해당한다. > > '이 영화를 혹평하는 이들은 모든 일들에 대해 어떠한 답이 주어져야만 하는 이들이다. 답이 없어도 좋지 않은가?' > - 이 영화를 이런 문장으로 호평하는 이들은, 고루하고 현학적인 자칭 지식인들에게 지쳐버린 나머지, 반지성주의를 향해 달려가기로 한 이들이다. -이렇게 말해도 좋은가? > - 매사에 답이 주어지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답을 주지 않고 유우머로 흘렸는데, 그 유머가 재미가 없음에도 으스대는 꼴은 싫어할 만하다.